11 Apr, 2025 - 30 Jun, 2025
《(A) Banquet: 한여름 밤의 만찬》
Gallery Royal
박홍구, 밤구름, 안나리사, 윤여동, 이혜미, 주소원
2024.4.11 – 6.30
전시 《(A) Banquet: 한여름 밤의 만찬》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불쑥 떠오르는 마법 같은 순간에 일상과 공예를 겹쳐 놓는다. 봄에서 여름으로, 낮에서 밤으로, 현실에서 꿈으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경사로와 같다.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 어느새 그 끝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나 그 길 위에는 늘 변화와 경계의 표식이 숨어 있으며, 그것들은 우리를 조용히 환영하고 이끄는 문이 된다.
기획자 이혜진은 새로운 절기를 알리는 새싹처럼 살며시 일상을 예술로 이끌고자 한다. 그는 이 전시를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계절이 바뀌어 바람의 온도가 달라지는 순간들, 취향에 꼭 맞는 샴페인을 찾았을 때, 스스로를 위한 축배를 들 수 있는 순간을 만끽해보자고”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작고 환상적인 순간들을 공예로써 축하하려는 시도다.
나무, 유리, 금속, 도자 등 각기 다른 재료를 중심으로 공예의 확장성과 감각을 탐구하는 여섯 명의 작가가 하나의 만찬을 차린다. 그들의 작품은 재료 고유의 물성과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관객의 시선과 몸짓에 따라 반응하며 매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반짝이고 일렁이며, 유연하고 거친 조형들이 어우러진 꿈결 같은 풍경 속에서, 관객은 저마다의 만찬을, 자신만의 ‘한 여름 밤’을 마주하게 된다.
박홍구는 오랜 시간 목공예에 몰두해 왔다. 실용적 가구와 실험적 오브제 사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나무를 다듬고 태워 뒤틀림을 미리 유도하는 ‘추상탄화’ 기법을 통해 완성된다. 특유의 왜곡된 형태와 질감은 작품 표면 곳곳에 손길을 유도하며, 감상의 물리적 참여를 이끈다.
밤구름은 자연 재료를 활용해 일상의 물건을 제작한다. 겨울에 벌채한 대나무는 기름을 빼고 햇볕 아래 두 달간 건조되며, 육각•팔각•사각 구조로 단정하게 짜인 차 바구니가 된다. 그는 차 도구를 바구니에 담아 사용하는 일상을 제안하며, 그 정갈한 구조처럼 안정된 차 생활의 미학을 보여준다.
안나리사는 유리블로잉을 주요 기법으로 삼는다. 그녀의 작업 속 한국의 풍경과 색채는 핀란드 자연의 기억과 겹쳐지며 유리 속에 스며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하수에로 왕의 호화로운 연회에서 영감을 얻은 금잔을 모티브로 삼아, 유리의 예측 불가능한 물성을 통해 다양성 속의 조화를 탐색한다.
윤여동은 금속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해 생활 기물부터 설치 작업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의 작업을 ‘정중동(靜中動)’이라 표현하며 고요 속에서 감지되는 미세한 떨림과 흔들림, 그 정적인 움직임이 이번 작업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이혜미는 자기에 은을 입히는 기법을 통해 시간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다. 조형을 만들고 굽고, 은을 올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탄생한 작품은 달을 모티브로 한다. 흙이라는 시간의 재료에 기원을 담아, 작가는 우리의 공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전환시키고, 그 안에서 달을 띄운다. 보는 이가 달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안녕을 기도할 수 있도록.
주소원은 생(生)의 순환에 천착해온 작가다. 은을 재료로 자연의 생장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꽃의 암술과 누에고치를 형상화한 브로치, 나뭇잎 촛대, 고치 껍데기 조각은 자연의 순간을 일상 사물로 변주하며, 우리 삶의 덧없음과 그 안의 아름다움을 반추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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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연계 프로그램: 《(Various) BANQUET》
이 전시가 (당신만의) BANQUET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Afternoon Tea) 방켓 4/30(수) 3pm
●(Champagne) 방켓 5.16, 5.30 (2회차) 7pm
- 5/16 샴페인 & 푸드 페어링 (백은주, 로얄라운지 김경훈 셰프)
- 5/30 샴페인 & 티 페어링 (백은주, 옥인다실 이혜진)
●(차와 꽃) 방켓 with 취운화 5/29(목)
●(Full Moon Late night tea) 방켓 6/11일(수) Full Moon 7pm
●(Late night tea) 방켓 for Gentleman 위스키 & 티 페어링 6/28일(토) 7pm 불 꺼진 미술관 차회.
많은 참석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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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82 2 514 1248